우리는 누군가 자신을 믿어주는 사람이 있으면 힘이 나고 신이 납니다. 아내가 남편을 믿어주면, 가정에서만 아니라 밖에서도 자신감을 갖고 맡은 일을 잘 해냅니다. 반면 조금 형편이 어렵다고 “당신 그게 뭐예요? 당신을 믿을 수 없어요.”라는 신호가 오면 힘이 다 빠지죠. 너무 힘들어 지쳐 있는데, 아들이 다가와서 아빠 손을 잡고 “힘네세요. 저는 아빠를 믿어요.”하면 모든 시름을 다 잊고, 다시 용기를 내서 일어서게 될 것입니다. 공동체 안에서도 실수하고 자신감을 잃어 주춤거릴 때에도, 자신을 위로하고 믿어주는 사람을 만나면, 자신감을 찾고 그 사람을 따르게 되죠.
뱃사람이었던 베드로라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거칠고 성급한 성정을 지닌 그를 예수께서 제자로 부르신 후, 늘 곁에 두시고 가르치셨습니다. 그는 툭하면 실수했지만, 주님은 그를 끝까지 믿어주고 기다려 주셨고, 마침내 하나님 나라를 위한 귀한 일군이 되었습니다. 한번은 그가 물 위를 걸어오시는 예수님을 따라 하려다, 그만 두려운 마음에 몇 발짝도 걷지 못하고 물에 빠진 적도 있습니다. 예수께서 자신이 죽임을 당해야 한다고 밝히셨을 때, 그는 ‘그런 일이 절대로 일어나지 않게 하겠다’고 대들기도 했죠. 예수께서 잡히시던 날, “오늘 밤에 너희가 다 나를 버리리라”고 하셨을 때도 그는 “모두가 주를 버릴지라도 나는 결코 버리지 않겠습니다.”라고 항변합니다. 그러나 그 밤 닭 울기 전에 예수님의 말씀대로 그는 세 번이나 예수를 모른다고 부인하며 도망치고 말았습니다. 소망을 잃고 다시 바다로 나간 베드로에게 부활하신 예수께서 찾아오셔서, 자신을 배반한 베드로를 책망하시는 대신, 용서하시고, 믿어 주시고, 자신의 양 떼를 맡기셨습니다.
그 후로 베드로는 완전히 딴 사람이 되었습니다. 그 거칠고 성급했던 뱃사람이 어느새 예수의 성품을 닮은 지도자가 되었습니다. 그는 그 후로 30년 이상 여러 곳을 돌아다니며, 모진 박해를 당하면서도 복음을 전하며 사람들을 그리스도께로 인도했습니다. 그도 주님처럼 사람들을 믿어주고, 기다리며 주님의 사람으로 키워냈습니다.
약간 믿어주고 기다려 줄 수 있을지 몰라도 끝까지 믿어주고 기다려 주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것에는 진정한 사랑과 인내가 따르고 큰 희생이 따릅니다. 마음이 조급해지면 생각의 폭이 좁아지고 편견에 사로잡혀 실수하기 일쑤입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사랑과 신뢰를 오래 받아본 사람들은 조급하지 않습니다. 아버지로부터 사랑과 신뢰를 받아온 예수께서는 사랑으로 믿어주고 오래 기다려 주는 것이 얼마나 큰 유익을 주는지 너무도 잘 아시는 분입니다.
그분 예수께서 모자라는 저도 믿어 주셨습니다. 실수도 하고 대들기도 하고 도망치기도 하는데, 여전히 믿어주시고 또 다가와 주시고, 용서해 주십니다. 주께서는 제가 마침내 변화되어 믿음의 반석 위에 서게 될 것을 바라보시고 계십니다. 제 멘토 되시는 목사님께 자주 듣던 말이 있습니다. “사람은 자라면서 열두 번도 변한다. 그러니 믿음 안에서 포기하지 말고 기다려야 한다.” 우리가 믿어주고 기다려주면, 그 사람은 죄와 악의 유혹과 그 어떤 시련도 이길만큼 큰 사람이 될 수 있습니다. 큰 사람으로 기우고 싶거든 믿어주고 기다려 주십시오. 하나님은 늘 자녀를 믿어주고 위로하시며 기다려 주실 뿐 아니라, 그 크신 팔로 보호하시며 지켜 주십니다.
(월간 코리안뉴스 Jun 2022)